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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9월 16일 일요일

Investing Myopia: 한국밖에 모르는 바보들

한국의 금융산업, 특히 운용사 비즈니스는 굉장히 이해할 수 없다. 말로는 세계화, 글로벌 투자를 내세우지만 정작 내부구조는 국내 주식 투자에 거의 모든 자원을 할당한다. 그나마 하고있는 해외투자 비즈니스는 대부분 자문 혹은 위탁 펀드인게 현실이다. 대부분의 개인들도 그다지 해외에 관심이 없다. 아마 해외 투자에 대한 불신이 아직도 심해서인지..
덕분에 국내 주식시장은 포화를 넘어서 폭발할 맛이다. 시장 Depth는 그닥 늘어나지도 않는데 개인연금이니 퇴직연금이니 투자금액은 늘어나고, 딱히 수급이 지수를 밀어올리는 형태도 아니라 그냥 출근길 9호선 급행열차 같은 느낌이다. 코스피200이 터져나니 코스닥이라도 살려보겠다고 활성화방안 내놓는데, 코스닥150 편입종목만 봐도 맨정신으로는 투자 하고싶지 않은 기업들이다.






 반면 일부 개인들은 매우 스마트해지고 있다. 2012년 29억 USD에 불과하던 해외주식 거래규모가, 2017년에는 223억 USD까지 올라왔다. 아마 2015년 중국 후강퉁 열풍, 그리고 작년 FAANG의 미친듯한 상승이 해외직투 열풍에 불을 붙였을 것이다. 놀라운 사실은 내 주변의 대학생 후배들도 국내 주식이 아닌 미국 주식을 하는 경우가 꽤 많다는 점이다.




우물 밖을 나가 세계로 나가보자. 한국 주식시장이 세계에서 차지 하는 비중은 겨우 2%다. 2%. 정말 아무것도 아닌 존재다. 이 조그마한 시장에서 우리는 왜그렇게 피터지게 싸우고 있는건지... 반면에 미국을 보자, NYSE가 26%, 나스닥이 12% 둘이 합쳐 무려 38%다. 아멕스까지 합치면 대략 40%, 거의 전세계 시가총액의 절반을 담당한다. 상장종목도 표면적으로는 대략 만종목, 필터링 하면 대략 5천 종목이나 된다.



그렇타면 국내 투자자들은 어떤 주식을 직구할까? 엔비디아, 중국 ETF, 텐센트, 알리바바, 아마존.... 그냥 모두가 들어봤을 법한 초대형주를 담는 경향이 있다. 사실 이는 현실적으로 어쩔수 없다. 국내 주식처럼 뉴스를 일일이 접하기에는 언어의 문제도 있고 정보를 구할 소스도 마땅치 않다. 사실 저거라도 투자 하는게 어디겠냐만....



이처럼 미토콘드리아 만한 국내 주식시장에 회의감을 느끼고, 넓은 세상으로 눈을 돌리는 투자자는 자꾸만 많아지는데 국내의 인프라와 투자문화, 아니 근본적인 투자철학은? 사실 잘 모르겠다. '니네가 뭔 정보가 있어서 미국에 투자를 하냐. 하던거나 잘해라. 우리도 그랬다.' 이 문화가 너무 지배적인 느낌이랄까

사실 해외투자가 그렇게 어렵다고 생각되지도 않는다. 첫째, 퀀트라는 굉장한 무기가 있다. 데이터 열심히 긁어서 모델 돌리면 대박 수익률은 몰라도, 해외 투자를 한다는 구색을 갖출만한 수익률은 나올 것이다. 뭐 펀드가 대박내려고 하는건 아니지 않는가... 문제는 이런 데이터나 IT 시스템 보다는, 탐방가고 IR 찾아듣는 '노오오오오력형 리서치'를 진짜 투자로 생각하는거지만....

둘째, ETF!! 미국의 개별 종목 하나하나는 못 뜯어봐도 경제 상황에 맞춰서 매크로하게 플레이 할 수는 있다. ETF만 잘 활용해도 알주식 투자 못지않게 괜찮은 수익률을 기록하는 펀드가 나올듯 하다. 아마 국내 주식투자 인프라의 1/10만 써도 충분히 가능할 듯 한데...

댓글 2개:

  1. 밀레니얼 머니에서도 자국 주식에 몰빵하는 편향을 지적하더군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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