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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9월 16일 일요일

Fact, Fiction, and Financial Engineering



Fact, Fiction, and Financial Engineering
- 금융공학 대학원은 퀀트 사관학교인가, 한때의 유행인가?

‘K 대학원에서 금융공학 공부하고 싶은데 어떻게 준비하면 되죠?’
해당 대학원에서 금융공학을 전공했다는 이유로 가장 많이 듣는 질문 중 하나입니다. 특히 원서 모집 기간쯤 되면 페북 메신저를 통해 질문이 쏟아집니다.
인생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시기 중 하나인 졸업 시즌에 이런 문제로 고민하는 후배들을 너무나 많이 봤습니다. 저 또한 그랬었고요. 개인적으로는 앞서간 선배들의 조언을 듣지 못했던 터라, 같은 길을 너무나 돌아갔었고 많이 힘들었던거 같습니다. 그래서 후배들의 그런 고민을 줄여주고자 가장 많이 나오는 질문과 매번 해주는 답변 정리해 봤습니다.

Q: 금융공학을 전공하면 퀀트가 될 수 있나요?
A: 가장 많이들 물어보는 내용이고 가장 틀린 질문입니다.
먼저 본인들이 말하는 퀀트가 어떤 종류의 퀀트인지 먼저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퀀트’ 라는 직업도 나누어 보면 종류가 엄청나게 많습니다. 흔히들 대표적인 퀀트로 알고있는 파생상품 가격을 유도하는 프라이싱 퀀트, 퀀트 모델로 매매해서 돈을 버는 트레이딩 퀀트, 리스크 모델링을 주로 하는 리스크 퀀트, 계량적 전략 짜는 퀀트 애널리스트, 그리고 모델로 포트폴리오를 짜는 포트폴리오 퀀트 등 퀀트 라는 직업도 종류가 너무 많고 스타일도 전혀 다릅니다. 단순히 ‘퀀트’가 되고 싶다는 말은 ‘저는 운동을 좋아하니 운동선수가 되고 싶어요’ 라는 말과 다를게 없습니다.


Q: 금융공학 전공자의 수요가 많나요?
A: 사실 퀀트 업무에 굳이 금융공학 전공자를 뽑을 이유가 없습니다. 파생상품 시장이 급격하게 성장하던 시절에는 금융, 경제, 수학, 프로그래밍을 적당히 아는, 소위 보급형 퀀트를 2년 만에 만들어 시장에 배포하는 것이 금융공학 대학원이고, 그때는 금융공학 전공자가 인기순위 1순위 였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그때의 그 시장이 아닙니다. 일단 파생상품 시장이 당시에 비해 많이 죽었으며, 따라서 신규 인력이 그다지 필요 없습니다. 또한 금융공학 대학원을 졸업한 사람이나, 일반 학사를 나온 사람이나 별 능력의 차이가 없다는 걸 시장도 알기에, 조금이나마 나이가 어린 학부 출신을 뽑는게 훨씬 낫습니다.
최근 금융공학 대학원의 입학자가 계속 줄어드는 이유가 괜히 있는게 아니겠죠...


Q: 저는 문과생인데 따라갈 수 있을까요?
A: 몇몇 아웃라이어를 제외하고 생각하면 사실상 힘듭니다. 보통 블랙숄즈 같은 공식이 멋있어 보이고, 금융공학 혹은 퀀트라는 단어가 멋있어 보여 금융공학 대학원을 진학하려고 하는 경우가 대다수 일 것입니다. 저 또한 그랬고요. 지금의 나는 문과생이라 수학도 잘 모르고 프로그래밍도 잘 모르지만, 어찌어찌 대학원에만 가면 편미분방정식을 술술 풀고 코딩을 피아노 건반 다루듯 할 수 있을 것이란 착각을 합니다.
그러나 교수님들은 여러분의 생각처럼 그리 친절하지 않습니다. 그곳은 학원도 아니고 유치원도 아닙니다. 학문을 위한 곳입니다. 여러분이 수학과 고학년의 지식은 기본적으로 갖추고 있다는 전제하에 모든걸 배우게 됩니다. 거듭 말하지만 지금 모르면 대학원 가서도 모릅니다.


Q: 등록금이 비싸던데 돈 많이 드나요?
A: 당연합니다. 제가 다닐때 기준 1500만원 X 4 학기니까 표면적으로만 6천만원 입니다. 금융공학 대학원은 보급형 퀀트를 양성하기 위한 일종의 ‘직업전문학교’ 이며, 일반대학원이 아닌 전문대학원 소속입니다. 학교에서 돈 벌려고 만든 학과 인데, 등록금을 싸게 해줄 이유도 없고 장학금을 줄 이유도 없습니다.


Q: 금융공학 대학원에서만 금융공학을 공부할 수 있나요?
A: 개인적으로 금융공학이 정말 학문인가에 대한 의문이 있습니다. 파이낸스의 Asset Pricing이나, 경제학의 계량경제학에서 예전부터 다루던 내용을, ‘공학’ 이라는 포장지로 쌌을 뿐이라 생각합니다. 사실 일반대학원의 재무전공하는 교수님이나, 산업공학에서 금융공학 연구실을 가도, 여러분이 가고 싶어하는 금융공학 대학원에서 공부 하는 내용과 완전히 똑같은 내용을 공부합니다.
순수하게 금융공학을 공부하고 싶다면 상경대에서 Asset Pricing을 연구하시는 교수님을 먼저 찾아가는게 훨씬 효율적인 선택입니다. 금융공학 대학원이 1500만원이고 일반대학원이 500만원이라 가정하면, 4학기 동안 차이만 얼마입니까? 배우는 내용이 똑같은데 말이죠

댓글 1개:

  1. 헐... 궁금증이 전부 해결되었습니다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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