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몇년새 패시브 투자로의 자금유입은 놀랄만큼 증가하는 추세이며, 그 중심에는 ETF가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ETF로의 지나친 쏠림이 다음 금융위기의 주범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경고 또한 계속 나오고 있습니다.
- ETFs are ‘overinflated’ and could spark the next market crash, trader says
- ETFs could spark next financial crisis
최근 시장을 보면 이러한 경고들이 기우가 아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현물시장 - 선물시장 - ETF시장을 동시에 관찰하면, 어떻게 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고, 이 변동성이 잠재적 위험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코스피200과 코스닥150 시장의 시가총액 비교입니다. 코스피200 시장이 코스닥150 시장 대비 10배 가량 큽니다. (19-4-24 기준 코스피200 1,200조 vs 코스닥150 123조, 유동비 미적용)
각 시장의 연결선물 거래대금의 비교입니다. 코스피 선물 시장이 코스닥 선물 시장 대비 압도적으로 사이즈가 큰 마켓입니다. 그나마 2018년 이후로는 코스닥 선물 시장 역시 거래대금이 늘긴 했지만, 여전히 코스피 선물 시장이 코스닥 대비 30배 정도 시장의 Depth가 큽니다.
(19-4-24 기준 코스피200 17조 vs 코스닥150 5천억)
그러나 우리가 어떤 민족입니까? 가즈아의 민족 입니다. 코스피200과 코스닥150 지수의 30일 이동 표준편차(연율화)를 비교해보면, 코스닥의 변동성이 코스피 변동성 대비 훨씬 높습니다. 이런 화끈한 변동성 만큼 개인투자자들이 좋아할 만한 소재는 없죠
이번엔 각 지수를 추종하는 레버리지 ETF의 시가총액 비교입니다. 2018년부터 코스닥 레버리지 ETF가 무서운 속도로 증가하는 것이 보입니다. (당시 모 은행의 신탁에서 해당 ETF를 조 단위로 팔았던 기억이 나실겁니다.)
그 결과 코스피200 레버리지 ETF와 코스닥150 레버리지 ETF의 시가총액 차이가 2배 밖에 나지 않는 기현상이 벌어지게 되었습니다. 기초지수는 시장 차이가 10배 이상 나는데, 이를 추종하는 (레버리지) ETF의 시장 차이는 겨우 2배인.. 코스닥 레버리지 ETF가 비이상적으로 커지게 되는 현상이 발생하게 된 것입니다.
사실 단순히 1X ETF의 사이즈가 커지는 것은 그리 큰 문제가 안됩니다. 그러나 레버리지 ETF가 커진다는 점, 그것도 시장의 depth가 얕은 코스닥 ETF가 커진다는 점은 잠재적으로 큰 문제가 될 수도 있습니다.
코스닥 레버리지 ETF의 PDF를 확인해보면, 구성종목 중 절반정도를 코스닥 선물로 보유하고 있으며, 이를 이용해 beta를 2로 맞추고 있습니다. 당연히 현물로는 레버리지 이펙트를 일으킬 수 없으니 선물을 이용해 포지션을 맞춰야 겠죠.
그러나 레버리지의 경우 매일매일 beta를 2로 맞추어야 된다는 점이 있습니다. 단순히 1X ETF의 경우기초지수에 해당하는 현물 바스켓을 보유하면 끝이지만, 2X ETF의 경우 그날의 상승/하락에 따른 효과로 인해 노출도(beta)가 2가 아닌 지속적으로 변하므로, 이를 맞춰주기 위해 매일 트레이딩을 해야 하며, 대부분 선물을 이용합니다.
예를 들어 AUM이 100억짜리인 레버리지 펀드가 있을 경우, 2X를 추종하기 위해 해당 펀드는 200억의 노출을 맞출 것입니다. 이를 위해 선물을 이용한다고 가정하고, 선물이 개당 8천만원일 경우 250개를 매수해야 합니다.
만약 다음날 기초지수가 1% 올랐다면 펀드의 AUM은 101억이 되며, 2배를 추종하기 위해 펀드의 노출 금액은 200억에서 1%의 2배, 즉 2%가 상승한 204억이 되야 합니다. 그러나 추종하는 선물 자체가 1% 상승했으므로 펀드의 노출 금액은 80,000,000 * 1.01 * 250 = 20,200,000,000 (202억)이 되어 목표금액에 2억이 모자라게 됩니다. 따라서 해당 금액만큼 선물을 추가 매수해야 합니다. 매수 혹은 매도해야 하는 선물의 양은 펀드의 AUM이 클수록, 혹은 당일 변동성이 클 수록 늘어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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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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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X 노출도 (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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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0,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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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0,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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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물 노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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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0,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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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물 개당 금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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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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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물 개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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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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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상승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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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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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X 노출도 (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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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00,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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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400,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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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물 금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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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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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물 개당 금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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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8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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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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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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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 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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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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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상승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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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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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X 노출도 (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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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00,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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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800,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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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물 금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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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400,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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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물 개당 금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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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6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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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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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0,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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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 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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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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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해당 선물시장의 거래대금이 충분히 크다면 ETF의 일간 리밸런싱으로 인한 효과는 시장에 전혀 충격이 되지 않을 겁니다. 그러나 선물시장이 얉다면 얘기는 다르죠
코스피200과 코스닥150 시장의 선물 거래대금과 추종 레버리지 ETF의 시가총액 비교입니다. 코스피 시장의 경우 선물 시장의 규모가 워낙 크므로 비중이 30% 정도에 불과합니다. 일간 리밸런싱으로 인한 물량이 있다 한들 충분히 소화하고도 남을 선물시장이 존재합니다.
그러나 코스닥 시장은 얘기가 완전 다릅니다. 선물시장의 거래대금이 그리 크지 않은 상황에서 레버리지 ETF가 지나치게 커져, 그 비중이 7~8배에 달합니다. 즉 레버리지 ETF의 리밸런싱 자금이 선물 시장에 상당한 충격으로 작용할 수 있을 가능성이, 아니 이미 충격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만일 해당 ETF의 사이즈가 더욱 커진다면, 혹은 금융위기 급 충격이 온다면 해당 ETF에서 파생되는 물량으로 발생하는 선물 시장의 충격이 있을 수 있으며, 이로 인해 현물 시장에도 영향을 미치는 'wag the dog' 현상이 나올 가능성이 언제나 열려 있습니다.
물론 이러한 시장의 구조, 눈치(?), 지를 수 있는 용기만 있다면 오르든 내리든 달콤한 포도주는 언제나 마실 수 있겠죠. 그게 설령 누군가의 피일지라도...
좋은 자료 감사합니다. 질문이 하나 있는 데
답글삭제beta를 etf 운영자들이 실시간으로 맞추나요? 아니면 종가를 보고 그 이후에 맞추나요?
실시간으로 맞추면 그래도 매수, 매도 수량이 분산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 질문 드립니다.